카운트 감독 권혁재 출연 진선규, 성유빈, 고창석, 오나라, 장동주, 고규필, 김민호 개봉 2023. 02. 22. 카운트라는 영화에 대해서 알고 있었지만 그저 그런 복싱을 소재로한 뻔한 청춘 영화라고 생각해서 보지 않았습니다. 극장에서 내리고 나서야 박시헌 선수에 대한 이야기인 줄 알게 되어 IPTV로 공개 되길 기다리다가 드디어 보게 되었네요. 영화를 보면서 느낀 점을 TMI와 함께 적어보고자 합니다. 영화 감상 1. – 장점 부조리함에 무릎꿇은 자들이 다시 일어나는 과정에서 보여주는 통렬한 현실에 대한 비판언듯 보면 농구 영화 “리바운드”와 궤는 같아 보입니다. 선수 출신 어린 감독이 모교로 돌아와 운동부의 감독이 된다. 다만 리바운드는 철저하게 청춘에 초점을 맞췄기에 현실적인 면은 다루지 않은 측면이 있습니다. 스포츠 청춘에서 청춘에 방점을 너무 세게 찍었죠. ”카운트”는 철저하게 현실적인 면을 강조합니다. 엘리트 체육의 비리를 철저하게 바라보면서 한사람을 희생시켜버린 당시 한국 정서의 미개함을 통렬하게 꼬집습니다. 편파판정으로 승리를 거둔 피해자로 은퇴한 박시헌과 편파판정으로 패배한 피해자로 은퇴한 최윤우의 만남은 너무나 모순적인 당시 한국 사회를 대변해 주는 것 같습니다. (사실 체육협회들이 하는 걸 보면 지금도 크게 다를 것 같지는 않습니다.) 사실 이들은 기득권에게 희생당한 사람들이죠. 승자나 패자나 다 망할 수 있다고 소리지치는 박시헌의 모습에서 어쩌면 이는 감독이 우리에게 외치는 메시지가 아닌가 합니다. 그렇기에 실화를 바탕으로 현실을 냉정하게 보여주고 꼬집는 분위기가 저에게 잘 맞았습니다. 너무 현실적이어서 좋았습니다. 영화 감상 2. – 단점복싱 영화인데 복싱을 못한다. 복싱이 메인이다보니 아무래도 복싱 장면이 많이 나옵니다. 문제는 등장인물들이 복싱을 너무 못합니다. 너무 못해서 눈에 거슬릴 정도입니다. 작중 진해중앙고 학생들은 초보라서 그렇다 치지만 최소한 체고에서 전학온 최윤우나 그들을 상대하는 선수들은 말 그대로 선수이기 때문에 어느정도는 복싱실력을 갖춰야 하는데 미트치는 것만 봐도 한숨이 나올 지경입니다.진선규 배우의 경우 복싱을 오랫동안 수련해서 그런지 쉐도우 복싱할 때만 봐도 자세가 크게 거슬리지 않은데 다른 배우들의 경우 상당히 심합니다. 제일 웃겼던 부분은 전국체전 웰터급 결승전인데 애초에 체급 자체가 차이가 너무 납니다. 아무리 봐도 같은 체급이 아닌데 전대회 우승자라는 강인함을 피지컬로서 보여주려고 했겠지만 체급대회인 복싱에 저런 연출을 매우 아쉬웠습니다. TMI 1.박시헌 선수에 대한 추억저는 88올림픽 세대는 아니라서 박시헌 선수에 대하여 잘 몰랐습니다. 다만 학원에 갔을 때 친구들이 자기 학교의 체육선생님이 88 올림픽 금메달 리스트라고 하는 이야기를 들었었죠. 선생님이 워낙 재미있어서 학생들 세워놓고 내 주먹을 피해봐 이러면서 잘 놀았다고 하더군요. 한날은 체육시간에 선생님의 결승전을 틀어줬다고 합니다. 그리고 친구들이 “그냥 두드려 맞았는데 어떻게 금메달을 딴거지?” 라고 학원에서 이야기했던 것이 생각납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박시헌 선수가 자신의 경기를 학생들에게 틀어준 것을 보면 거의 해탈의 경지에 올라갔었나 봅니다. TMI 2. 현실고증당시 학창시절을 보냈던 입장에서 보면 현실과 안맞는 부분이 있습니다. 1) 대회때 용마고가 등장하는데 98년 당시에는 용마고가 아니라 마산상고였습니다. 마산상고에서 용마고로 바뀐 것은 01년도 입니다. 2) 복싱부의 생활체육대회 참가진해중앙고가 참여한 대회 중에 생활체육대회가 있는데 고등학교끼리 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생활체육대회면 이런 엘리트 선수들이 참가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참가하면 욕을 바가지고 먹겠죠. 특히 도대표나 시대표를 뽑는 선발전이라면 더더욱 저런 네이밍을 쓰지 않습니다. 3) 체고 선수와 비비는 복싱 초보진해중앙고 복싱부가 만들어진 것은 98년 4월이고 마지막 전국대회는 9월달로 봤을 때 현실적으로 복싱연습은 3~4달 정도 된다고 봅니다. 고등부부터는 애초에 체고와 일반고의 수준 자체가 상대가 안되기 때문에 최윤우를 빼고는 1라운드도 못버티고 박살나는게 정상입니다. 특히 크림빵의 경우 아무리 헤비급이 선수풀이 작아도 그렇지 체고 선수와 붙으면 1분안에 끝납니다. 드라마는 아주 현실적으로 표현하면서 정작 복싱은 어설프게 만들어 놓은 것이 아쉽다고 볼 수 있습니다. 4) 경상도 각지의 사투리를 다 들을 수 있음.진선규 배우는 원래 고향이 진해라서 진해 사투리를 쓰지만 다른 배우의 경우 이게 뭐지하는 생각이 드는 사투리도 있었습니다. 기억에 남는 것이 문방구 누나인 이일화 배우의 경우 “은다”라는 말을 쓰던데 나중에 알고보니 부산사투리더군요. 5) 서울말 쓰면 아무도 안놀아주고 놀림받음크림빵이 괴롭힘 당하는게 아주 현실적인 고증인 것이 저의 경우도 수도권에 살다가 경상도로 전학온 케이스였는데 가자마자 괴롭힘을 당했습니다.혀에 버터를 쳐발랐냐 말하는게 재수없다고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다 싫어하더군요. 당시에 제일 많이 들은 이야기가 서울촌놈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이가 없습니다. 과거 한국이 이렇게 꿈도 희망도 없는 양육강식 그 자체인 사회였습니다. * 총평 : 단순 청춘 영화보다는 나름 현실적이고 무거운 영화로 뭔가 마음을 울리는 영화를 보고 싶으시다면 볼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