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네시스가 인증한 중고차를 온라인으로 사는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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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많지만, 유일하게 정반대의 시선으로 대기업 진출을 환영하는 분야가 있다. 바로 중고차 사업. 기존 일부 중고차 업체에서의 사기에 가까운 행각들로 인해 구입과정에서 피해를 본 소비자들은 이런 변화에 환영의 뜻을 보이고 있고, 이에 먼저 수입차 업체를 중심으로 인증 중고차 사업이 활성화됐다. 이러한 인증 중고차 사업은 브랜드가 직접 관리함으로써 중고차까지도 소비자가 신뢰할 수 있는 제품을 공급해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도움이 된다. 이뿐만 아니라 중고차 가격 방어가 수월해져 고객에게 전보다 더 높은 잔존가치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는 점도 고객에게 어필할 수 있어 국산 브랜드에서도 인증 중고차 사업에 대해 다각도로 검토해온 상황이었다. 그리고 가장 먼저 사업 진출을 선언한 현대자동차가 드디어 준비를 마치고 오는 24일부터 인증 중고차 사업을 시작한다고 선언, 이에 지난 19일 경남 양산의 인증 중고차 센터에 기자들을 초청, 현대/제네시스 인증 중고차 미디어 데이 행사를 진행했다. 31,574m2의 부지에 마련된 양산 인증 중고차 센터는 매입한 차량의 상품화 과정을 진행하는 곳으로, 연간 15,000대 상품화가 가능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 현재 경기 용인에도 인증 중고차 센터를 마련해놓았으며, 향후 수요 증가에 발맞춰 주요 거점에 추가로 시설을 확충할 예정이라고 한다. 중고차의 상품화 과정은 먼저 매입한 차량에 대해 내외부, 엔진룸, 차체 하부 등 현대차 총 272개, 제네시스 287개의 항목에 대한 상세 진단 검사를 수행해 필요한 부분들에 대한 수리를 먼저 진행한다. 당연히 인증 중고차인 만큼 수리에 필요한 부품들은 인증 부품들로 이뤄지고, 에어컨 필터나 와이퍼 블레이드와 같은 소모품 등에 대한 교환은 필수적으로 진행한다고.​ 수리를 거친 중고차는 외관 개선 작업을 진행한다. 흠집이나 찍힘 등이 발생한 부분들이 검수 공정에서 표시되어 넘어오면 상태에 따라 교환이나 판금 등의 작업을 실시한다. 판금 작업이 진행되는 경우엔 센터에 마련된 샌딩실과 도색실, 열처리실 등을 거쳐 복구가 이뤄지며, 이때 원래의 차량 색상과 최대한 동일한 색상을 입힐 수 있도록 별도의 조색실까지 갖추고 있다. 이렇게 차량 내외부에 대한 수리를 모두 끝마친 차량은 최종 과정에 들어간다. 휠 얼라인먼트 교정 작업을 진행하고 고객 인도 전 세차와 광택 작업을 거쳐 하나의 상품으로 완성된다. 이렇게 완성된 차량은 고객이 온라인을 통해 확인할 수 있도록 차량 내외부를 꼼꼼히 촬영하는 과정을 거치는데, 여기엔 소비자가 확인하기 어려운 차량 하부까지 촬영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춰 놓았다. 센터 앞마당에는 경차인 캐스퍼부터 플래그십 SUV 팰리세이드, N 브랜드 제품까지 다양한 차량들이 상품화 작업을 마치고 고객 인도를 앞둔 상태로 대기하고 있었다. 현재 약 300여 대의 판매용 차량이 준비된 상태이며, 현대차는 새로 매입하는 차량의 상품화를 진행해 남은 두 달여의 기간 동안 5,000대 판매를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서비스 이용은 홈페이지(certified.hyundai.com)나 스마트폰 앱 ‘현대/제네시스 인증중고차’를 통해 구입과 판매가 가능하다. 판매의 경우 신차 구입 고객을 대상으로 하며, 차량 연식 8년 미만, 주행거리 12만 km에 해당하는 차량이면 신청 가능하다. 전문인력 방문 신청 예약을 지정하면 담당자가 방문해 차량의 상태를 확인하는데, 가격 측정은 현대차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AI 가격 산정 엔진 등을 통해 차량 가치를 객관적으로 평가해 매입한다. 이후 필요한 서류를 갖춰 전달하면 현대차 측에서 차량을 수령해가는 방식이어서 고객이 원하는 시간, 장소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해 편리하다. 구입은 더욱 간편하다. 홈페이지에서 원하는 차량을 검토한 후 별도의 오프라인 매장에 방문할 필요 없이 온라인에서 원스톱으로 구매할 수 있으며, 구입한 차량은 고객이 원하는 장소로 배송해준다. 결제 방식도 현금이나 카드, 할부 프로그램 등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으며 여러 방식을 선택한 복합 결제도 지원한다. 또한 현대차는 자체적으로 보유한 데이터와 외부 기관에서 확보한 대량의 정보를 바탕으로 자체 개발한 중고차 통합정보 포털인 ‘하이-랩(Hi-LAB)’을 운영해 소비자들에게 중고차 정보를 투명하게 제공하기 때문에 소비자는 구입 희망 차량에 대해 다양하게 비교, 분석할 수 있어 보다 합리적인 중고차 구매가 가능하다. 현대자동차 아시아대권역장 유원하 부사장은 “현대자동차는 ‘만든 사람이 끝까지 케어 한다(Made by us, Cared by us)’는 철학 아래 인증중고차 사업을 준비해왔다”며 “중고차 판매를 넘어 고객이 더 현명하고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는 정보를 공유해, 투명하고 공정한 중고차 거래문화를 안착시킴으로써 국내 중고차시장의 선진화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국내 중고차 거래 대수는 총 238만 대로, 그중 현대차와 제네시스 제품이 90여 만대에 달해 40%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차의 본격적인 인증 중고차 사업 개시가 앞으로 중고차 시장은 물론이고 국내 완성차 시장 전반에 어떤 영향을 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히 이를 통해 기존 중고차 시장에 불신을 갖던 소비자들의 인식을 개선할 것으로 보여 이 또한 신차 및 중고차 판매 전반에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 송지산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