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더어스 #시나리오 #7편아직 놓지 못한 이야기 이그니스: 왜 그게 네 잘못이라고 생각해.아우렐리: 내가 집에만 있었어도 벌어지지 않았을 테니까.이그니스: 넌 더 어렸고 당연히 놀고 싶었을 거야. 네 책임으로 돌릴 수는 없지.아우렐리: 내가 집에 있었으면 그 사람이 집에 들어오지 않았을 거야. 그렇다면 바람의 목걸이도 도둑맞지 않았을 거고, 엄마도 무사했겠지.이그니스: 목걸이는 다시 찾았잖아. 네가 이러면 더 슬퍼하시겠지.아우렐리: 그땐 아무 것도 몰랐어. 지금도 마찬가지야, 더 계획을 잘 세웠으면. (말을 멈춘다.) 이런 상황에 놓이진 않았겠지.이그니스: 모든 게 예상대로 될 수는 없는 거야. 계획을 아무리 열심히 세웠어도 계획이 틀어질 수도 있는 거고. 그만 자책하고, 현명하게 행동해야지. 이미 와버렸는데.아우렐리: 난 아직 이런 자리에 오를 나이가 아니야. 원로들은 늘 내가 어른스럽다고 하셨지. 그런데 그 사람들이 나에 대해 알기나 해? 난 하기 싫다고 했는데도. (말을 멈춘다)이그니스: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건 없었어. 수호자 들이 힘을 잃어 가는데, 어떻게 할 수 있었겠어. 그날 이후로 네가 너무 계획에 매여 있는 거 같아서 그래. 모든 것을 예상하고 대비할 순 없어.아우렐리: 너는 어떻게 잊었냐. 너도 나처럼 있었잖아.이그니스: 잊지 못했지. 어떻게 잊었겠어. 그래도 다시 돌아오겠지. 획실히 죽었다고 단정 지을 순 없으니까. 그리고 시간이 흘렀잖아.아우렐리: 나도 이런 내가 싫어. 나도 내가 멍청한 거 알아. 계획 세워봤자, 틀어진 다음의 계획까지 세워봤자, 플랜A부터 Z까지 만들어 봐야, 의미 없는 거 안다고. 근데 놓질 못하겠어.이그니스: 그러니까, 이제 테라랑 플러한테도 얘기하고.아우렐리: 걔네가 어떻게 이해하겠어, 너 밖에 없어.이그니스: 난 언제까지나 네가 이렇게 힘들어하고 있다는 건 비밀로 할게. 나한테라도 자주 얘기해.아우렐리: 너한텐 아빠한테 못한 얘기도 해. (피식 웃는다.)이그니스: 나한테도 못하는 얘기는 뭐야?아우렐리: 그걸 네가 알면 어떡하냐. 걱정하지마, 너한테 못하는 얘기는 그 누구한테도 못하는 얘기니까.이그니스: 딴사람한테 할까봐 걱정인게 아니잖아. 다른 사람한테라도 해. 네가 매여있지 말고.아우렐리: 근데 너 진짜 많이 변했다. 위로할 줄도 알고.이그니스: (살짝웃는다) 내가 그렇게 공감 능력 하나도 없던 시절은 9살이 마지막이지.아우렐리: 그 날이네.이그니스: (쓴 웃음) 그렇지, 너도 더 악착같이 공부하기 시작한 거 9살이잖아. 그날. 너도 딛고 일어나야지. 넌 직접 봤으니까 충격이나 상처가 더 심하겠지만. 그래도.아우렐리: 그래야지. 너한테 라도 말할 수 있으니까 다행이다. 그리고 너도. 아직 다 나은 거 아니면서 내 것까지 듣게 해서 미안하다.이그니스: 알고 있었네. 괜찮아. 난 이미 충분히 말했고, 너도 충분히 들어줬고. 늘 반복되는 이야기지만 새로운 것처럼 말하게 되는 기분 나도 알아.아우렐리: 예전엔 울기도 많이 울었는 데 이젠 그렇진 않네.이그니스: 너만 울었던 건 아니니까 쪽팔려 하지 말고.아우렐리: 누가 뭐래. 그냥 고맙다고.이그니스: 나도 많이 얘기했잖아. 플러가 잘 들어줘. 플러한테도 얘기하고. 그러면 테라만 소외될 수도 있으니까 테라한테도 얘기하고.아우렐리: 끝까지 그러네. 난 너면 충분해. 테라는 기분 좋을 때 봐야 좋아. 플러는 8년 이상 됐지만, 그래도 어색해.이그니스: 그럼 꼭 얘기 안 해도 돼.아우렐리: 너 내가 이러면 지치냐.이그니스: 왜 지치겠어. 나도 그랬는 데.아우렐리: 참 웃겨. 정작 상처 많이 받은 사람들은 겉으로 단단해 보이고.이그니스: 상처 많이 받지 않은 테라나, 플러는 물러 보이는게?아우렐리: 응.이그니스: 많은 사람들이 우리한테는 굳세다는 얘기를 많이 했지. 그렇지만 그건 단단 하다기 보단 차가워 보인 다는 게 맞지 않을까. 아우렐리: 넌 그렇게 차갑지 않은데.이그니스: 말하지 않았나? 학습된 공감능력, 학습된 감정이라고?아우렐리: 그래 기억났다. 네가 그렇게 얘기했었던 거 같아.이그니스: 너야 비슷한 상황에 놓여봤으니까 공감이 잘 되지. 근데 다른 상황에서는 내가 배운 대로 말하는 거야. 나도 너도 머리보다 심장이 먼저 나가는 성격이 아니잖아?아우렐리: 그렇네. 나가자. 실험도 끝났고 말할 것도 다 말했고.이그니스: 나아졌으면 그러지 뭐.아우렐리: 나아졌어. 조금이라도. 그리고 너도, 너무 부담가지진 마. 우리 넷이 엘프 세계를 이끌어야 하는 건 맞지만, 사실 네가 우리 셋을 이끌고 있잖아? 플러랑 어색하지 않은 것도 너밖에 없고. 너도 알고 있는 얘기지?이그니스: 그렇지. 사실 부담스러워. 내가 하자고 하지 않으면 먼저 제안하는 사람이 별로 없기도 하고. 내가 제안한 일이니까 실패하면 너무 미안할 것 같기도 하고.아우렐리: 부담가지지 말고, 미안할 것 같다고 생각하지도 말고. 우리 모두 동의해서 온 거니까.이그니스: 그래, 고맙다. 가자.(한편 이그니스와 아우렐리가 이러고 있을 동안 플러와 테라는)테라: 도와주러 왔어. (노크한다) (어색한 목소리로)플러: (문을 어색해하며 열어줌) 마침 잘 왔어.테라: (깜짝놀란다) 이게 뭐야?(온갖 약품들이 깨져있다.)플러: 실험하다 깨졌어. (민망한 웃음)테라: 어… 치워 줄게.플러: 마침 치우고 있었거든…테라&플러: (말 없이 계속 치운다.)이그니스&아우렐리: (문을 열고 테라와 플러가 있는 방으로 들어간다.)이그니스: (무심코 선반을 짚다가 유리에 손을 베인다) 미친 뭐야? 베였네.플러: (놀란다) 미안해, 실험하다가 병이 깨져서 사방으로 튀었어.이그니스: 아 괜찬, 괜찬. 야 유리 좀 누가 빼봐. 아파 죽겠네.테라: (유릴를 빼낸다.) 어우 야 되게 아팠겠는데? 왤케 멀쩡하냐?이그니스: 왜, 뭐 멀쩡하니까 싫어?테라: 아니, 싫겠냐.이그니스: 농담이지. 야 뭐 묶을 거 없어?엑시티: 다치셨나보네요, 밴드 붙여드릴게요.이그니스: 밴드요?엑시티: (밴드를 붙인다.) 인간들은 베이면 이걸 붙입니다.이그니스스: 아, 그렇구나.아우렐리: (이그니스의 베인 손을 응시한다.)(아우렐리 시점으로)아우렐리: (눈앞이 일그러지고 이그니스의 손에 유리가 박힌 모습이 획대된다. 피를 흘리는 엄마의 모습이 겹쳐 보인다.)이그니스: (아우렐리를 쳐다보곤 아우렐리 쪽으로 다가 온다.)아우렐리: (이그니스가 피를 흘리고 쓰러지는 환각이 보인다.) (아무도 듣지 못하게 읖조린다) 아니야, 안돼. 사실일리 없어.이그니스: (아우렐리의 환각을 눈치채고, 아우렐리에게 다가가서 어깨를 잡고 흔들어 깨운다.) (나지막이 말한다.) 나 멀쩡해. 괜찮아. 난 그렇게 될 일 없어.아우렐리: (일그러짐이 원래대로 돌아오고 더 이상 피 흘리는 엄마가 보이지 않는다.)플러: 아우렐리? 뭐해? 괜찮아?아우렐리: 아니 잠깐 딴 생각 좀 하고 있었어.테라: 야 이그니스는 베여서 피흘리고 있는데 딴생각이 드냐?아우렐리: 미안하다.플러: 거의 다 치웠다고 생각했는데 거기에도 있었을 줄 몰랐어.이그니스: 에이 괜찮아. 야, 아우렐리. 먹을 거 사러 갈까?아우렐리: 그래.루스: 이그니스와 아우렐리의 과거가 살짝 드러났네요. 이그니스는 완전히 드러나진 않았지만 나중에 드러날 거예요마더어스는 계속 쓸 예정이니까 많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