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귀공자> – 쫄보들이 보기엔 조금 잔인하지만 재미있는 편

바이럴김선생

귀공자 감독 박훈정 출연 김선호, 강태주, 김강우, 고아라 개봉 2023. 06. 21. 친구랑 만나기로 한 주말. 정말 오랜만에 영화관에 가보기로 했다. 영화가 보고 싶었다기 보다 영화관엘 가보고 싶었다. 코로나 이후에는 <올빼미>를 보러 갔던 게 마지막이었는데 그것도 정말 오랜만에 간 거였던 거라 최근 5년을 따져보면 다섯 번도 안 간 거 같은… 영화관을 가고 싶었던 거기 때문에 영화는 아무거나 봐도 상관이 없었고 친구의 추천으로 <귀공자>를 보게 됐다. ​※ 배우 본명과 극중 이름이 섞여 있음을 양해 바랍니다. ​ 사전 정보 없이 봐서 그런지 볼 만은 했다. 다만 나 같은 쫄보들이 보기엔 좀 잔인한 장면들이 많아서 액션 씬에서는 주로 귀 막고 눈 내리깔고 봐야 했던. 1/3 지점까지는 마르코를 제외한 나머지 인물들 중 누구를 ‘우리 편’으로 생각해야 하는지 몰라서 영화에 마음을 착 붙이지 못했고, 계속 뛰어서 도망 다니는 마르코를 보고 있자니 내가 다 숨이 차서 힘들었는데 마르코가 김강우 집으로 들어가고부터는 흥미진진해졌다. 특히 그 아버지 침실 앞에서 마르코와 김선호가 김강우네 사람들이랑 대치하는 장면은 뭔가 좀 웅장한 느낌이어서 좋았다. 보통 우리나라 영화에서 총들고 있으면 좀 어색하다고 느낄 때가 많은데 이 장면에서는 전혀 그런 생각이 안 들고 멋진 장면이다 싶었다. 김선호가 돈을 받고 마르코의 머리에 총을 겨누고 김강우네 무리들 사이를 당당하게 나가려고 하는 장면에서는 감탄이 나왔다. 그래, 저 상황에서 저것보다 좋은 방법은 없지!! 하면서. 김강우의 배다른 여동생이 총을 쐈을 땐 ‘그래도 학생인데 저 정도까지나 한다고?’ 싶었지만 뭐, 영화니까. 그 후에 난장판이 되어 김선호 혼자 김강우 무리를 해치우는 장면은 피가 많이 튀어서 보다 안 보다 해서 뭐라고 평하기는 그렇지만 어쨌든 혼자서 저 많은 사람을, 그것도 총까지 든 사람들을 저렇게 다 처리할 수 있나 싶어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런 맛에 보는 영화니까. (총을 들고 있어도 자기 편 사람들이 맞을 수도 있으니까 현실적으로도 저 상황에서는 총이 크게 도움이 되진 않겠다, 그런 논리로 합리화 시키면서 봄.) 또 하나 마음에 들었던 건 그동안 대중문화에서는 아마도 거의 다루지 않았던 ‘코피노’ 문제를 수면 위로 올렸다는 점. 코피노에 대해 처음 들었던 게 20년쯤 전이니까, 그때 코피노 아이들이 저렇게 컸겠구나, 저렇게 자란 아이들은 이런 어려움이 있겠구나 하는 걸 잠깐이나마 생각해 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좋았다. 20대 이후로 코피노에 대해 뉴스든 영화든 어디서든 별로 들은 바가 없었던 걸 보면 사회 분위기상으로도 외면해 왔던 게 맞겠지. (물론 내가 개인적으로 관심이 없어서 일 수도 있겠지만)​ 전체적으로 피만 좀 덜 튀었어도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었겠다, 싶었던. 폭력 수위를 조금 조절해서 청불 말고 15세 이상으로 했으면 좋았을걸, 하는 쫄보의 생각. ​※ 참고로 영화 내내 잔인하거나 그렇진 않다. ‘잔인한 장면’의 기준이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일단 내 기준은 피 많이 튀는 거때리거나 죽이거나 괴롭히는 방법이 ‘총 한방 쏘는 거, 배에 칼 한번 찌르는 거’ 외에 의외의 방법이나 의외의 물건으로 가격할 때일반적으로 ‘가학적이다’라고 표현할 만한 행동을 할 때피해자가 많이 괴로워하는 거 보여줄 때소리가 지나치게 생생하다 싶게 느껴질 때등으로 청불은 주로 귀 막을 준비를 하고 보고 15세 이상이면 좀 안심하고 보는 편. 그런 기준으로 봤을 때 <귀공자>에서 잔인한 장면이라고 할만한 건 처음에 김선호의 ‘엄청난 고수지만 귀공자처럼 깔끔떠는’ 캐릭터를 보여주기 위한 깡패들 처리하는 장면이랑 저 위에 사진에 있는 김강우 무리랑 김선호가 싸우는 장면 정도라고 할 수 있겠다. 막상 적고 보니 별로 없네; 아마 그런 줄 모르고 언제 그런 장면이 튀어나올 줄 몰라서 내내 쫄면서 봐서 더 그렇게 느껴진 걸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