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아침에 아르바이트 가는 막내를 데려다주고 도서관에 가서 책을 읽었다. 재미있는 영화가 있을까 찾아보다가 이 영화를 보게 되었다. 처음 듣는 영화였는데 평점이 높아서 액션 좋아하는 남편과 함께 보고 왔다. 김강우, 고아라 배우를 제외하고는 처음 들어보는 배우들이어서 큰 기대를 하지 않았고, 18세 이상 관람가라 예상은 했지만 앞부분이 너무 무시무시해서 눈을 가려야 했다. 잘못 왔구나, 싶기도 했는데 조금씩 영화에 빠져드는 나를 발견했다. 영화의 시작은 필리핀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필리핀에 가서 아이들을 낳고 한국에 홀로 돌아온 경우가 많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그들의 자녀를 코피노라 부르고 아버지가 누구인지 모르는 2세들 중에는 정체성 혼란이나 생활고로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한국어를 잘하고 주먹이 센 마르코는 아픈 어머니의 병원비를 벌기 위해 내기 권투를 한다. 센 상대를 만나면 얼굴이 터질 정도로 맞곤 한다. 돈을 벌기 위해 여러 가지를 해 보지만 한국에 있는 아빠를 찾는 것이 가장 빠른 해결책이라 믿고 있다. 그렇게 찾아도 소식 없던 어느 날 아버지가 찾는다는 연락을 받는다. 급히 한국으로 가는 마르코는 앞으로 어떤 일이 닥칠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스스로를 프로라 칭하는 귀공자와 이익을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 부잣집 후계자들, 그리고 돈 외에는 어떤 것도 중요치 않은 이들은 서로의 이익을 위해 마르코를 놓치지 않으려고 한다. 무서운 장면들이 많지만 간혹 예상치 않게 웃음을 터뜨리기도 하고, 안타까운 장면들에 마음을 졸이며 재미있게 관람했다. 아직 상영 횟수가 많지 않았는데 기회가 되면 다시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