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가 포함된 글입니다.영화를 보실 예정이라면이 글은 읽지 말고 돌아가세요. 신세계와 마녀… 비슷하게 무거운 분위기지만 완전히 다른 전개방식을 보여준 두 영화. 그리고 그 두 영화를 만든 감독의 신작 귀공자. 신세계라면 기대할만 하지만 마녀를 떠올리면 불안했는데 약 10초짜리 예고편을 보고 느낀건 마녀. 그래서 안보려다가 공짜표가 생겨서 봤지. 결과는 예상대로. 내가 마녀를 안좋게 본 이유가 막판에 그냥 과거를 회상하면서 지금까지 벌어진 일들에 대해 장황하게 설명하면서 이해를 구하는 방식 때문인데 귀공자도 그런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했어. 물론 이번에는 마녀처럼 그냥 막판에 구구절절 설명하는 대신 영상을 통해 빠르게 보여줬지만 어쨌든 지루하고 허무하긴 마찬가지. 게다가 이유도 모른채 마르코가 여러 사람들로부터 쫒기는 모습을 1시간 넘게 보니까 거기에서 그냥 흥미가 확 떨어지더라. 이야기는 없고 총질만 남은 B급 영화 느낌. 충분히 상대를 죽일 수 있는 상황임에도 결코 공격을 하지 않고 반격 당하기만 기다리는 설정은 여러 작품에서 나오는건데 다시 봐도 짜증나더라. 이런 것들이 나올 때마다 너무 억지스러워서 몰입이 깨져. 이 장면에서 귀공자가 필리핀어로 “엎드려!”라고 했을 때 마르코 혼자 알아듣고 엎드렸다면 그거라도 볼만했을텐데 그냥 어정쩡. 그럴거면 엎드리라는 대사는 왜 넣었냐? 그런 식으로 불필요한 대사나 장면들이 너무 많았어. 시간 때우기 밖에 안되는 장면들이. 만약 내가 요즘 유투브 영상들처럼 이 영화를 편집해서 결말까지 보여준다면 15분 이상은 안나올거야. 그정도로 이야기가 부실해. 지금 관람객 수 보니까 100만명도 안되는데, 딱 그정도 영화인 것 같다. 심각한 상황에서 귀공자가 여유롭게 뱉는 대사 덕분에 웃기도 했지만 그걸로 좋게 평가하긴 어렵다. 근데 귀공자가 자꾸 기침 하면서 피가 나오는 장면은 왜 넣은거야? 혹시 귀공자가 심장 질환이 있고 그러니까 한회장의 진짜 아들이라는건가? 그게 심장병이랑 관련된 증상인지 모르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굳이 그 장면은 왜 넣은거야? 귀공자 감독 박훈정 출연 김선호, 강태주, 김강우, 고아라 개봉 2023. 06.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