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소방관을 조선 시대에는 멸화군이라 불렀고,역시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 <대장금> 속 주인공 장금이가음식 솜씨 그대로 현대에 태어났다면 이름난 요리사로 불렸겠지요.그렇다면 과거에 경찰 역할은 누가 했을까요. 역사추리소설인 <신라 경찰의 딸 설윤>에 보면 ‘설윤’의 아버지인 ‘설치수’가’이방부 좌사’라고 되어 있거든요. ‘이방부’가 뭘 하는 곳이었나 찾아보니통일신라 시대 때 범죄의 수사와 집행을 맡아보았던 기관이었더라고요.(으레 사극에서 흘려들은 의금부, 포도청 같은 말은 조선시대 용어였네요^^;)그렇다고 역사적 사실 그대로 책 제목에 ‘신라 이방부의 딸 ~’이라고 넣었다면요?ㅎㅎ 그쵸, ‘신라 경찰의 딸 ~’이 더 와닿아요. 역사 좋아하는 딸냄인지라 울집 모녀 같이 설윤의 이야기에 독서삼매경 했어요.이란성 쌍둥이인 설윤과 설창이 서로의 남녀역할을 바꿔가며각각 홍렴과 향아를 만나게 되는 설정이 깨알재미에요. 전염병을 일으키는 역신을 쫓는 상징으로 이름만 신비하게(?) 기억되던’처용’을 소설 속 인물로 껴넣은 것도 신의 한 수였던 듯합니다.저는 홍렴이랑 설윤의 러브 라인을 바랐건만, 역시 설윤답더군요.그리고 반전의 인물들 – 비마란타 스님과 양상 – 의 이중성이 드러나는 순간 깜짝 놀랐어요.처음에 프롤로그 읽을 땐 이게 뭔 소린가 했다가 책 다 읽고 나서야 다시 앞으로 돌아와’아, 그 장면!” 하고 깨달았다는 건 안 비밀입니다. 비마란타 스님이 불쌍할 따름이에요. 딸냄은 책 표지도 맘에 든다고 귀뜸하네요. 아이들에게 역사소설을 읽히는 이유는 그 시대 문화에 대한 배경 이해를 돕기 위한보조 자료(?)로 삼기에 좋다는 거죠.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자연스럽게 인물들이 살아가는현장 묘사도 접하고, 그 당시의 말이나 풍습도 알 수 있으니까요. 교과서에 적힌 사실 전달의몇 줄짜리 단편적 지식이 소설 속에서 생생하게 쓰이는 장면을 보게 되면역사가 그저 외울 것 많은 암기과목이 아니라 선조들이 남긴 삶의 발자취로 다가오겠죠.<신라 경찰의 딸 설윤> 덕분에 신라 시대를 느껴보는 여행 잘 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