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시국 팬데믹 직전에 다녀온 마카오 여행기다. 마카오 국제공항 근처, 코타이 지역에 자리한 그랜드 하얏트 마카오 호텔의 초청으로 2박 3일 동안 호텔 주변 취재에 임했고, 이제 마지막 일정만 남았다. 마카오에서의 마지막 일정은 레스토랑 취재였다. 호텔 1층에 자리한 베이징 키친에서의 저녁 식사와 취재가 예정되어 있었고, 객실에서 자유시간을 보내다가 미리 약속한 시각에 다들 다시 모였다. 대략 10분 정도 먼저 도착한 멤버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레스토랑 내부를 촬영하고 있다. 미리 호텔 코디네이터로부터 언질을 받았는지, 레스토랑 직원들은 별다른 제지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여행자들에게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촬영했고, 주방 쪽으로 이동해 셰프의 조리 장면을 스케치하는 중이다. 그러는 사이 나머지 멤버들이 모두 레스토랑에 도착했고, 안쪽에 자리한 룸으로 안내됐다. 미리 예약했기 때문에 정시에 음식이 서브되기 시작한다. 큼지막한 원형 테이블에 착석한 멤버들은 서로를 마주 보며 환하게 웃는다. 2박 3일 동안 함께 움직이면서 취재하는 동안 부쩍 친해진 모습이다. 참고로 이번 마카오 여행, 대략 5명 정도의 여행작가, 여행 인플루언서가 초청됐다. 그리고 호텔 코디네이터가 여럿, 한국인 담당자가 여럿이 포함되니 대략 10명 정도가 한 팀이 됐다. 베이징키친에서의 시간은 그랜드 하얏트 마카오 호텔의 마지막 취재이자 마무리 인사를 하는 자리였다. 다들 웃고 떠들며 2박 3일 동안 수고했다는 말을 시작으로 만찬이 시작됐다. 이런 자리에서 하는 이야기는 크게 두 가지다. 일, 그리고 여행이야기다. 제일 먼저 따뜻한 차가 서브됐다. 중화권 나라에서 식사를 할 때면, 으레 제일 먼저 이러한 차가 서브된다. 생수와 달리 뜨거운 차를 마시면, 일단 마음이 평온해지고 없던 식욕도 올라오는 기분이 든다. 다들 차를 마시는 동안 베이징키친의 주요 메뉴가 계속 서브된다. 이곳을 잘 아는 호텔 코디네이터가 다양한 메뉴를 미리 주문한 모양이다. 한쪽에는 우리의 쉬운 이해를 돕기 위한 한글 메뉴가 비치되어 있다. 다양한 종류의 애피타이저와 고수를 곁들인 양고기볶음, 탕수 쏘가리, 어향 새우, 다진 돼지고기와 고추를 곁들인 줄기콩볶음, 제철 채소 오리탕, 바삭한 돼지고기 군만두,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곳의 하이라이트인 베이징카오야가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음식이 하나둘 서브됨과 동시에 음료 주문을 받았다. 이렇게 좋은 음식이 있는데, 맥주가 빠질 수 없다. 대부분의 멤버가 맥주를 골랐고, 일부 멤버는 와인을 선택했다. 호텔 코디네이터는 콜라와 사이다 같은 소프트드링크를 주문했다. 호텔 코디네이터가 마지막 공식 인사를 건넸다. 투어에 참여해 준 여행작가와 인플루언서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는 건배를 제의했다. 다들 힘차게 건배한 다음, 본격적으로 베이징키친의 음식을 즐긴다. 음식을 맛보는 동안, 호텔 코디네이터는 이곳의 특징과 주요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해준다.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 베이징요리 전문 레스토랑이라고 보면 된다. 베이징 카오야(북경오리)가 주요 메뉴이며, 다양한 종류의 사이드 메뉴를 주문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원형테이블에 놓인 음식은 손으로 돌려서 자기 앞에 음식을 위치시킨 다음, 적당히 덜어오면 된다. 이때 두 가지의 젓가락이 준비된다. 하나는 음식을 더는 용도의 젓가락이고, 나머지 하나는 식사용 젓가락이다. 먹던 젓가락을 가지고 음식을 덜어오는 것은 중화권 식사예절에서 큰 실례이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대부분의 음식은 군더더기 없다. 특유의 강한 향신료가 들어간 음식이 없었기에 대부분 우리 입맛에 잘 맞는다. 군만두와 쏘가리 탕수, 각종 나물볶음 같은 메뉴는 엄지를 치켜세울 만했다. 그러는 사이 셰프가 조리된 베이징 카오야 한 마리를 들고 나타났고, 다들 낮은 감탄사를 내뱉는다. 베이징 카오야를 여러 차례 맛보긴 했지만, 통으로 조리된 것을 보기는 처음이다. 셰프는 매우 능숙한 손놀림으로 베이징 카오야를 손질했고, 여행 인플루언서들은 카메라를 들고 가까이 다가가 촬영한다. 다수의 카메라가 동시에 셰프에게 향하자 그는 머쓱한 웃음을 짓기도 했다. 그는 매우 신속하게 베이징 카오야 해체 작업을 했고, 적당히 먹기 좋게 잘린 고기를 빈 접시에 알차게 담는다. 껍질과 속살, 그리고 약간의 채소가 동시에 올라왔는데, 기호에 따라 즐기면 된다. 베이징키친의 디저트도 눈길을 끈다. 제철 과일과 아이스크림을 포함한 다양한 종류의 디저트다. 길었던 팬데믹 기간이 끝을 향해 달리고 있다. 마카오 여행 역시 시간문제다. 다시 호캉스를 위해 마카오 여행을 계획하는 여행자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랜드 하얏트 마카오에서 툭숙한다면, 1층에 있는 베이징키친을 주목해도 좋다. Beijing Kitchen 마카오 澳門路氹連貫公路澳門君悅酒店一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