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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직전에 다녀온 마카오 여행기다. 그랜드하얏트 마카오 호텔의 초청으로 2박 3일 동안 공항 주변의 호텔존, 코타이 지역을 둘러봤다. 당시 대략 한 달 정도의 아프리카 출장을 앞둔 시기, 가볍게 다녀오면서 호캉스를 즐기자는 생각으로 여행에 임했던 기억이 난다. 호텔에서 초청한 일정이라 내내 호사를 누렸던 기분 좋은 기억이다. 여행의 마지막 일정은 호텔 내부에 자리한 레스토랑, 베이징 키친에서의 다이닝이다. 2박 3일 동안 호텔 투어의 마무리, 담당 코디네이터와 함께 마지막 만찬이 예정되어 있다. 베이징 키친은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 정통 중식 레스토랑이다. 중국 요리 가운데 베이징 음식을 주로 맛볼 수 있는데, 현지인 사이에서도 제법 유명하다. 오후 내내 다들 자유시간이 주어졌다. 개인적으로 세나도 광장 일대에 다녀오려 했지만, 호텔 셔틀버스를 잘못타는 바람에 북쪽 중국 국경까지 갔다가 되돌아오고 말았다. 결국 아침 산책으로 찾았던 베네시안 호텔과 시티 오브 드림스 쇼핑몰 내부를 둘러보고 다시 객실로 돌아와 휴식에 임했다. 약속시간 10분 전에 레스토랑에 도착, 미리 사진부터 모은다. 마지막 만찬이지만, 다들 인플루언서였기에 돌아가서 이곳을 알려야 했다. 모든 인플루언서가 우르르 몰려다니면서 사진을 찍는 것보다는 일찌감치 내려가 먼저 촬영하는 것이 여러모로 낫다. 우리 말고도 프라이빗 손님이 식사를 하고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베이징 키친 레스토랑 내부로 들어서자 고풍스러운 인테리어의 찬장과 마주했고, 내부에는 범상치 않은 찻주전자가 진열되어 있다. 찻주전자가 진열된 반대편 찬장에는 다양한 종류의 차가 전시되어 있다. 예부터 중국은 고품격 차로 유명했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대항해시대 동아시아 항로를 개척한 서양 열강들은 인도의 후추와 함께 중국의 차를 유럽으로 실어 날랐다. 이후 유럽의 애프터눈티 문화 생성에 일정 부분 지분이 있을 정도로 중국의 차는 꽤 유명했다. 좌측에 진열된 찬장을 구경하고 있으니 종업원이 다가와 반가운 인사를 건다. 카메라를 보고 짐작했는지 우리를 위한 테이블은 안쪽 깊은 곳에 자리하고 있다는 말을 건넸고, 나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다른 인플루언서들은 아직 객실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입구 주변에 손님이 적었기에 보다 편한 마음으로 충분한 사진을 모으며 안쪽으로 향한다. 조금 안쪽으로 이동하자 제법 많은 현지인이 식사하고 있다. 현지인에게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 빠르게 사진을 수집한다. 베이징 키친 레스토랑 천장에는 붉은 용이 매달려 있고, 벽면에는 고품격 사진이 걸려 있다. 여행자를 위한 테이블이 꽤 많이 설치되어 있는데, 워낙 유명한 레스토랑이다 보니 미리 예약을 해야 했다. 주방은 오픈형 구조를 띠고 있다. 그러니까 테이블에 앉아 주방 내부를 훤히 들여다볼 수 있는 것인데, 이는 위생 상태에 자신이 있다는 반증이다. 주방 내부에서는 흰색 요리복을 입은 셰프 여럿이 부지런히 음식을 만들고 있다. 담당자로부터 이미 안내를 받았는지, 한참 동안 사진을 찍고 있어도 그들은 별 다른 거부감이 없다. 그들은 간혹 눈을 마주치면서 활짝 웃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베이징 요리를 주로 선보이는 레스토랑이다 보니 베이징덕 요리가 가장 인기다. 짐작건대 오늘 저녁 우리가 맛볼 메뉴도 이것이지 싶다. 한쪽에는 두 명의 젊은 셰프가 부지런히 베이징덕 요리를 손보고 있다. 그들은 여행자가 먹기 좋게 베이징덕 요리를 썰고 있는데, 가만히 지켜보고 있자니 매우 능숙하다. 거짓말 조금 보태면, 눈 감고도 칼질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신속하고 정확했다. 그렇게 사진을 모으는 사이, 약속시간이 됐다. 나머지 멤버들이 하나둘 레스토랑에 나타났고, 나처럼 로비에서부터 저마다의 방식으로 촬영을 시작했다. 로비 촬영을 얼추 마친 나는 종업원이 안내하는 안쪽 룸으로 향한다. 우리 일행과 호텔 코디네이터까지 합치면 대략 10명 내외, 그렇기에 꽤 넓은 룸이 준비되어 있었다. 나머지 멤버들이 촬영을 마치려면, 아직 시간이 필요했다. 룸에 혼자 멀뚱히 앉아있기도 애매했기에 다시 카메라를 들고 주방 주변으로 향한다. 이미 충분한 사진을 수집했지만, 다시 습관적으로 셔터를 누른다. 주방은 매우 분주했다. 서너 명의 셰프가 다양한 음식을 동시에 조리하고 있는데, 아마 우리 메뉴인 것으로 짐작한다. 10여 명의 음식을 동시에 조리하려면, 아마 바쁠 것이다. Beijing Kitchen 마카오 澳門路氹連貫公路澳門君悅酒店一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