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미치게 취향이었던 작품입니다. 아주 오랜 옛날 그니까 10년 전에 이 책을 읽었다고 제 앱이 말을 해 주지만 제 기억에 남아있을리 만무. 그래서 도서관에서 빌려다 재탕을 하는데 형광칠 하고 싶어 죽겠는 거예요. 결국엔 중간에 이북으로 사서 나머지 완독했지요.ㅋㅋㅋ그만큼 저에겐 좋았다는 말씀.그래서 저랑 취향 비슷하신 분들께 무조건 추천드리고 리뷰 시작합니다. 그저, 사랑 저자 이채영 출판 청어람 발매 2013.05.24. “그쪽 옆에 있으면 쓸데없는 생각이 없어지거든요.”-아픔과 슬픔을 잊기 위해 그를 택한 희주.”아니, 약점 잡힐 짓은 안 해. 그리고 불필요한 감정 소모니까”-호기심과 소유욕으로 그녀를 택한 재호.그저 거래였을 뿐이다.그저 호기심이었을 뿐이다.위안을 얻기 위해 했던 선택이어느새 사랑이 되었다.-그저, 사랑 책 소개 발췌-지희주천금같은 친동생 태주를 교통사고로 잃었다. 검사가 된 것을 돌아가신 부모님께 말씀드리기 위해 희주가 운전하는 차에 타고 가다가 교통사고를 당한 태주.둘 다 사경을 헤맸지만 희주는 살아나고 태주는 죽어버렸다.동생을 편애하던 친가 식구들에게 살인자라는 소리를 들어야 했다.그렇게 희주는 세상에서 동떨어져 나와 혼자가 되어 버렸다.지금 당장 죽어 없어져도 아무도 모를 그녀의 존재.살고 싶지 않았지만 차마 목숨을 끊을 수 없었던 그녀는 어느 날 한 남자를 만나게 되고 그 남자에게서 위안을 얻고자 그저 숙면을 취하고자 그와의 만남을 계속한다.아무것도 담기지 않은 눈을 하고 그렇게 그 남자에게서 오로지 온기만을 취했던 희주는 어느 날 자신이 그를 사랑하고 있음을 아프게 깨닫게 된다.자신을 그저 소유욕 하나로 안는 그 남자의 곁에 있을 필요를 못 느낀 희주는 그에게 이별을 고하고 그렇게 그에게서 떠나온다. 우리 헤어져요.왜?내가, 당신을 사랑하거든.그녀가, 그에게 고백과 이별을 함께 고했다. 한재호어린 시절 교통사고로 친부모를 잃는다. 장례가 끝난 후 부모의 죽음이 단순 사고가 아닌 것을 알게 된 재호는 힘을 키워 복수를 하기 위해 미국으로 떠난다.그렇게 13년이 흘러 한국에 다시 돌아온 그는 아무런 감정도 느낄 수 없는 괴물이 되어있었고 그 사실은 본인도 인지하고 있었다.그를 보는 모든 이들이 그를 괴물이라 칭하며 그를 두려워할 때 회사 신입 사원 연수 자리에서 만난 한 여자만은 그를 무서워하지 않았다.그의 심연 같은 눈을 들여다보며 그 안에 찬란한 빛이 모여 분명 예쁠 거라고 말해 준다.그녀의 그 말이 오랫동안 가슴에 남아 있었던 재호는 어느 날 우연히 희주를 만나게 되고 그녀에게 거래를 제안한다.자신을 무서워하지 않는 그녀의 말간 눈동자가 그녀의 무심함이 궁금했고 그 무심함을 욕망했다.그러나 그녀가 어느 날 이별을 고하면서 동시에 사랑을 고백했을 때 그의 마음엔 파란이 일었고 그를 사랑한다는 그녀의 말을 믿을 수 없어서 기어이 그녀에게 상처를 입혔다.감상몸정에서 마음정 되는 소설도 이렇게 고급 지게 쓸 수 있군요.읽으면서 남주 사정 따위 하나도 안 궁금했던 작품은 이 작품이 처음인 것 같아요.동생을 잃고 잠을 못 이루는 희주의 사정이 너무나 이해되어서 그저 거래를 제안하는 남자의 집에 찾아가 마음의 고통을 육체의 고통으로 상쇄하고자 하는 그녀의 마음이 너무 이해가 되는 작품이었답니다.개연성 따위!!!어린 시절부터 자신이 수발을 해서 키운 세 살 어린 남동생을 떠나보내야 했던 희주.장례식장에도 못 오게 하는 할머니와 친척들. 발인도 화장터에도 얼씬도 못 하게 하는 천인공노할 친인척들.제가 진짜 이 부분에서 가슴을 쥐어잡았다는.가족을 떠나보낸 분들은 다 아시잖아요.발인 과정에서 진짜 이별을 한다는 것을. 고인의 마지막 모습을 간직할 수 있는 순간은 그때가 마지막인데 어찌 이리 잔인하게 굴 수 있는지.차마 동생과 제대로 이별을 못 한 여주의 아픔과 죄책감이 오롯이 느껴져서 아무 남자나 찾아가는 여주 심정 충분히 이해가 되더군요.알고 봤더니 자신이 다니는 회사 오너의 직계 손자였던 남자 한재호.그 남자를 자신의 직속 상사로 맞이하게 되지만 회사에서는 서로 모른 척하죠.철저히 여자를 자신의 파트너로 이용해 먹는 남자지만 전 여주 심리 따라가느라 남주 따윈 그러든가 말든가 안물안궁이었거든요.근데 희주가 떠난 후 여자가 떠나 간 빈집에 우두커니 서서 그녀의 빈자리를, 외로움을 인식하는 남주 파트가 나오면서 저 또 오열.남주 사연도 진짜 기구하더군요.교통사고로 부모를 잃었는데 알고 봤더니 그게 살인이었고 그 살인을 공모한 인간들이 다 일가 친척이었다는.ㅠㅠ힘을 길러 복수하기 위해 차가운 껍질을 뒤집어쓰고 눈은 죽어 버렸던 남자.스스로가 괴물이라 인식하며 그렇게 살아왔는데 희주를 만남으로서 비로소 자신이 살아갈 이유를 깨닫게 되고 그녀의 부재로 인해 비로소 자신이 그녀를 사랑하기 시작했음을 깨닫게 되죠. 아무리 바람이 불어도 날아가지 않는 여자. 아무리 닦아내도 닦이지 않고, 밀어내도 사라지지 않는 여자. 끝이라는 게 존재할까.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이 자리에 서 있을 것 같다.그런 눈을, 그런 마음을, 그런 표정을 가진 여자를 또 만날 수 있을까. 자신을 유일하게 사람으로 보는 여자를, 자신을 안아주던 여자를 다시 가질 수 있을까.그의 손가락 끝이 그녀의 뺨에 닿은 순간, 그의 표정이 와르르 무너져 내렸다. 이 온기가, 이 느낌이, 이 사람이 그리워 매일 앓았다. 자신을 유일하게 사람으로 보는 여자, 자신을 유일하게 아프게 하는 여자, 자신을 유일하게 사람으로 만드는 여자.너를 사랑할 수 있기 때문에, 나는 나를 사랑할 수 있었으니까.그저, 사랑 | 이채영 저 무심한 그녀의 눈동자에 습기가 배어드는 그 순간에 이미 자신의 마음도 그녀에게 스며 들었음을 뒤늦게 깨달은 남자의 후회가 진짜 막 오버스럽지 않고 어찌나 묵직하던지요.알고 봤더니 몸정에서 마음정이 아닌 쌍방 구원물이었던 책.가족을 교통사고로 잃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그 트라우마에 잠자리가 결코 편하지 않았던 두 커플은 마침내 사랑의 결실을 맺고도 꿈을 꾸죠.상대방을 교통사고로 잃는 꿈.그런 꿈을 꾸고 난 후에 그들이 나누는 대사들이 참….어찌나 짠하던지 마지막까지 저 또 눈물 주루룩. 대사도 너무 좋았고 전반적인 감정의 흐름도 자연스러워서 읽는 내내 하아 미쳤다! 오졌다!를 외치게 하던 작품.결코 구작 스멜나지 않는! 신파코드 있지만 굉장히 세련된 그저, 사랑!얼른 읽으러 가십시요.나만의 평점4.5저 아무래도 이채영님 책 다시 몽땅 다 싸그리 재탕해야 될 것 같아요.왜 블로그에 리뷰가 없노 진짜!!! 과거의 나를 매오 쳐야 될 것 같은 느낌.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