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공자 감독 박훈정 출연 김선호, 강태주, 김강우, 고아라 개봉 2023. 06. 21. 추격 액션 영화로 홍보 중인 <귀공자>는 추격이란 말은 그리 어울리지 않는 느낌이네요. 굳이 따진다면 캐릭터 범죄 영화라고 부르면 적합할 것 같은데 박훈정 감독님은 유독 새로운 캐릭터와 세계를 만들고픈 욕망이 남달라 보입니다. 의문의 킬러 귀공자의 캐릭터를 설명하면서 오프닝을 열어젖힌 영화는 명확한 스토리를 온전히 보이지 않고 여러 캐릭터들의 목적이 무엇인지 어렴풋하게만 그리고 있습니다. 상황은 알겠지만 정작 캐릭터들의 속내는 쉽게 드러내지 않기 때문에 다소 답답한 측면도 있네요. 여기에 주인공 캐릭터라 복싱 선수 마르코의 모습은 너무 수동적이고 아쉬운 선택을 반복하여 추격이란 말이 무색할 만큼 도망치지 못하는 인물입니다. 사건의 실마리를 대부분 후반부에 배치해두고 한꺼번에 푸는 식이라 중반부까지 흥미가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추격이라 할만한 장면들은 긴장감이 다소 부족하고 볼거리를 충분히 제공하는 것도 아니라서 <귀공자>는 장르 영화로선 기술적으로나 연출적으로 흥미를 당기지 못하더군요. 특히나 후반부의 폭발적인 액션 장면을 담은 카메라와 앵글은 꾸준히 흔들려서 동선과 액션의 디테일을 제대로 확인하기도 어려웠습니다. 총기 액션이나 맨몸 액션 모두 기대 이하로 보여서 상당 부분 아쉬웠네요. 뭔가 <달콤한인생> 같은 페이소스와 감정이 실린 액션이었다면 모를까 기본적으로 새롭게 창조해낸 캐릭터의 태생 때문인지 무게감을 실지 못했네요. 아무래도 귀공자란 캐릭터 그 자체에 몰입하여 만들어진 영화처럼 보여서 그런지 액션 스타일은 날렵하지만 무게감 없이 가볍고 대사들은 끊임없이 등장하지만 그 프로란 말이 왜 이리 유치하게 들리는지 모르겠더군요. 그럼에도 감독이 왜 김선호 배우를 고집했는지는 이해할 수 있습니다. 악마적인 느낌과 순수한 아니 그리고 신경질적이면서도 명품에 집착하는 등의 성격은 하얀 얼굴과 수트핏에 잘 어울리는 마스크와 웃음이 곁들여져 귀공자란 캐릭터와 딱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아마도 일본 만화 시티헌터의 사에바 료와 같은 특징적인 매력을 심으려는 목적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시리즈의 가능성도 염두에 둔 것 같더군요. 처음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