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상추밖에 없대 결혼 말고 동거 열일하고 있던 어느 평일 오전, 갑자기 핸드폰이 울린다. 동거인 현군이다. 일하고 있는 걸 알 텐데 무슨 일이지? 의문을 갖고 자리에서 일어나며 전화를 받아든다. “여보세요?” 그리고 사무실을 막 나가려던 찰나 들려오는 현군의 말. “쟈갸. 지금 시장 왔는데… 청상추가 없대… 적상추 사도 돼?””뭐야.” 나가려던 발을 다시 돌린다. “어 쟈갸 상관없어. 적상추 사.” “응, 알았어.” 생각할수록 웃긴다. 그리고 그날 오후, 화장실에 가며 핸드폰에 밀린 메시지를 읽었다. 점심때에도 못 읽은 메시지들이다. 그중 현군에게 온 메시지도 있었다. “노트북 비밀번호 뭐야. 바꿨으면 알려줬어야지.” 이미 1시간이 지나있다. 아니 이런 걸 전화해야지 않나?퇴근해서 전화를 걸었다. “쟈갸. 노트북 비밀번호 모를 때가 더 급한 거 아냐? 적상추에 전화를 해 ㅋㅋㅋㅋ” “아냐아냐, 노트북 안 급했어. 나는 적상추가 더 급해. 쟈기가 집에 와서 밥 먹으려는데 청상추가 없다? 그건 끔찍한 일이지. 그런 일을 쟈기한테 만들어줄 수 없어. 원래 있던 청상추 먹어. 새로 산 적상추는 내가 먹었어.”너무 웃겼던 에피소드라 회사 동료에게 이 썰을 풀다가 순간 어떤 사람이 생각났다. ”주임님. 우산 사도 되냐고 전화했다던 주임님 친구분 남친 썰이 생각났어요. 그때 ‘제 남친은 그 정도는 아니에요.’ 했잖아요. 그리고 그날 남친한테 가서 그 썰 얘기했는데 본인도 그 정도는 아니라 그랬거든요. 근데 이번 얘기가… 비슷한 것 같기도… 하네요…”회사 동료 친구 남친이 비 오는 날 우산을 사도 되는지 여친에게 전화를 걸었다고 했다. 그 얘기 들으면서 너무 의지하는 거 아니냐며 웃었었는데, 내 남친이 약간 그런 느낌으로 다가왔다…이 얘길 현군에게 다시 했더니 본인을 우산남이랑 비교하지 말라며. 본인은 나를 위해서 움직인단다. ”난 쟈기를 위해서 자전해.””자전? 자전은 스스로 도는 거야. 공전이겠지.””아 그래? 아니 난 쟈기를 위해 도니까 쟈전이라구.””그래그래.”이렇게 백치미까지 추가한다. ▼ 직장인 애환이 담긴 휴지 한 칸 보러 가기 ▼ 어디서 막내가 연차를 연휴에 붙여 쓰나 휴지 한 칸에 쓰는 직장인 한풀이 | “어디서 막내가 연차를 연휴에 붙여 쓰나!” 막내는 못 쓰는 법이라도 있던가. 사규 갖고 와봐. 시대는 바뀌고 있다. “어디 막내가 추석 연휴 때 연차를 써어~ 다들 그날은 안 쉬는데!” 탕비실에서 마주친 과장이 나에게 말했다. 오해라고 생각했다. “추석 연휴 전에 제가 매일 해야 하는 발주업무를 안 해도 돼서 사수가 덜 부담스러울 거예요. brunch.co.kr #결혼말고동거 #동거 #동거인 #1n년차연애 #장기연애 #연애이야기 #연애스토리 #동거스토리 #동거이야기 #재밌는연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