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블로그 방황기 – 워드프레스, 티스토리, 그리고 고스트 Ghost

상조

블로그는 기록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처음 시작은 역시나 네이버 블로그 였지만, 항상 어딘가 아쉬움이 남는게 네이버 블로그이기도 합니다. 정말 보수적인 플랫폼이기 때문이죠. 안정적이고 딱히 욕심내지 않으면 네이버 블로그만한게 없기도 합니다. ​그래도 뭔가 다양한것들을 시도해보는걸 좋아하는 저에게 워드프레스라는 블로그 시스템은 정말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것처럼 보였습니다. 실제로 워드프레스는 정말 다양한게 가능합니다. 오픈소스 플랫폼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플러그인으로 확장할 수 있는 기능들이 많기 때문에 전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CMS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워드프레스의 장점이 곧 단점이기도 합니다. 개방된 플랫폼이기 때문에 끊임없이 보안 문제가 발생하고, 그로 인해 업데이트가 잦습니다. 그런데 그 수많은 플러그인과 테마 제작자들이 항상 워드프레스 메인 업데이트에 발맞춰가기는 어려운게 현실이라 워드프레스 코어 버전과 플러그인/테마 버전이 맞지 않아 생기는 문제들이 있습니다. ​메이저 제작사들이 달라붙어서 만드는 테마나 플러그인은 그래도 대응이 빠르지만, 개인개발자들이 만든 플러그인을 쓰고 있을때 워드프레스 업데이트를 하면서 사이트가 뻗어버리는 경험을 몇번 하고나니 아주 진저리 치는 상황이 오곤 했습니다. 그래서 옮겨간 것이 티스토리였습니다. 티스토리도 무척 훌륭한 블로그 시스템입니다. 하지만 뭔가 좀 바꿔보려고하니 티스토리 템플릿 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추가적으로 필요했습니다. ​티스토리만 전업으로 할 것도 아닌데다가, 템플릿 구조가 깔끔한 것도 아닙니다. 다음 카카오에서 티스토리를 버리네 마네 말도 많았던 플랫폼이라 언제 날아갈지 모른다는 불안감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카카오에서 티스토리를 좀 더 투자해서 키우는 방향으로 가길 원했는데, 카카오는 미디엄을 카피한 브런치를 내놓습니다. 티스토리는 카카오 입장에서 큰 메리트가 없다고 판단하는구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카카오 데이터 센터 화재로 티스토리를 비롯해 다음 카카오 서비스가 모조리 뻗어버리는 상황이 옵니다. 그러다보니 결국 그냥 내가 다 만들어야겠다는(?) 이상한 생각을 하기에 이릅니다. ​최근 공부중인 Sveltekit을 기반으로 만들다 보니 배포가 참 문제였습니다. S3나 MongoDB를 쓰고 싶지 않은데, 최근 웹 개발은 워드프레스처럼 호스팅 하나에 올려서 데이터베이스, 스토리지, 어플리케이션을 한 번에 해결하는것이 아니라 백엔드 API, 스토리지, 데이터베이스, 프론트엔드 정적사이트를 나눠서 배포하다보니 서버만 4개를 물려서 서비스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프론트엔드도 버거운데 백엔드에 DevOps까지 공부하자니 이건 너무 범위가 커지는것 같고, 아무리 생각해도 배보다 배꼽이 더 크죠.​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글 파이어베이스나 슈퍼베이스같은 서비스들이 나옵니다. 데이터 베이스, 인증, 스토리지, API까지 모조리 제공하니 NextJS나 NuxtJS, SvelteKit과 같은 툴로 프론트엔드만 개발하면 되는 편리한 서비스입니다. 그런데 파이어베이스는 너무 플랫폼 종속적이라 일단 시작은 쉬운데 나중에 커지고나서 비용이 발생하게 되면 쉽게 발을 빼기 어려운 시스템으로 알려져있습니다. 그 안에 담아있는 데이터들을 옮겨온다는게 쉽지 않다는 후기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정말 테스트로 라이트한 것들만 만들기엔 괜찮지만, 데이터를 차곡차곡 쌓아둘 곳으로는 적절하지 못해보였습니다. 슈퍼베이스는 그래도 파이어베이스보다는 용이해보였지만, 어딘가 모르게 PostgreSQL과 맞물려 이런저런 권한 설정으로 모든 스토리지와 데이터베이스 테이블을 관리해야하는게 무척 피곤했습니다. 이러니 저러니해도 프론트엔드 영역을 벗어나는 작업들이 많고, 학습량도 부담스럽다는게 문제입니다. 그러다가 손을 댄게 결론적으로 Ghost입니다. 고스트는 일단 오픈소스 블로그 서비스로, Ghost Pro를 통해 자체 호스팅으로 제공되는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가장 저렴한 요금제로 해도 1년에 10만원이 좀 넘는 비용이 나갑니다. 그런데 테마를 커스터마이징한다거나 하려면 25불짜리를 써야 가능합니다. 그래서 Self Hosting을 염두에 두고 Digital Ocean에 1달 5달러짜리 가상서버 호스팅을 빌려 설치했습니다. ​ Illustudio Blog IT,디자인 등 다양한 이야기를 검색해보세요 blog.illustudio.co.kr 위의 링크는 제가 새로 개설한 고스트 블로그입니다. 아직 만들고 있는 중이라 별로 볼것은 없는데, 일단 글을 두개정도 작성해보니 정말 쾌적합니다. 기본적으로 에디터에서 마크다운도 지원하고, 아래와 같이 다양한 기능들을 이용해 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파일 첨부는 물론이고 영상, 소스코드 첨부같은 것들은 네이버 블로그에서도 가능한 부분이지만, 개인적으로 마크다운 지원이 반갑고, 특정 티어의 구독자에게만 글을 공개할 수 있다던지, 광고를 원하는대로 삽입할 수 있다던지, 콘텐츠 제작자로서 수익성에 대해 좀 더 선택지를 넓게 제공해줍니다. ​아직까지는 구독자에게 결제를 유도하기 위해서 스트라이프 결제를 이용하여야하기때문에, 국내에서 스트라이프가 서비스 되지 않는 문제가 있지만, 신한카드가 이 부분을 어떻게 해결해주느냐에 따라서 유료 서비스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 스트라이프 드디어 한국 진출하는가 스트라이프는 미국에서 시작된 글로벌 금융 인프라 플랫폼으로, 페이팔과 더불어 양대산맥으로 꼽히는 지불… blog.naver.com 네이버 블로그에서는 검색노출을 노려 광고 키워드와 맞춰서 돈을 버는 구조가 많아서, 블로그로 돈을 벌려면 모두 네이버에 최적화된 마케터가 되어야하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지는데, 고스트 블로그에서는 좀 더 내가 원하는 글을 쓰면서도 수익을 올릴 수 있는 – 쉽게 말해서 네이버 눈치를 안봐도 되는 시스템이어서 좋은것 같습니다. ​수 년전에도 Ghost를 이용한 블로그를 고민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몽고DB를 사용한 DB구조가 맘에 안들어서 사용하지 않았었거든요. 그런데 최근에는 관계형데이터베이스를 도입하는 방식으로 변한 것 같습니다. 여러모로 정말 많이 변한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자체적으로 완성도 높은 테마를 제공해줘서 바로 글만 쓰면 되도록 해주는 편의성도 좋지만, API를 제공하기때문에 추후에 제가 원하면 스벨트킷 같은 프론트엔드 프레임워크를 이용해 별도로 정적사이트를 만들어 배포할 수 있어, 좀 더 유연한 사이트 구축이 가능할것 같습니다. ​당분간은 고스트를 갖고 이것저것 실험해보면서 재미있을것 같아 기대됩니다. ​​